안녕하세요 기록 친구 님, 리니입니다😊
안녕하세요 님, 리니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에요. 뉴스레터 24호를 맞이한 날이거든요. 한 달에 한 번 뉴스레터를 보냈으니까 2년을 채웠어요. 뉴스레터 코너를 재정비하고 싶어서 두 달 쉰 기간 빼고 매월 말에 뉴스레터를 보냈네요.
사실 전 월말이 늘 바쁜 편이라서 28일에 맞춰 뉴스레터를 쓰는 게 버거울 때도 있었거든요. '이번 달은 쉴까?, 사정이 있다고 얘기하고 다음 달에 보낼까?' 이런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초심을 돌아봤어요. 도파민 가득한 이야기도 아니고, 엄청난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도 아닌데 한 달에 한 번 이 뉴스레터를 기다려주는 친구들의 마음을 잊지 말자고. 이 뉴스레터 덕분에 나의 한 달을 돌아보고,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이 시간의 감사함을 기억하자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방구석 기록인의 일상에 공감해 주는, 뉴스레터를 기다려주는 나의 기록 친구 님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27일이 되면 책상 앞에 앉아 정리를 하다 보니 어느덧 24호를 채우는 날이 오네요. 구독 시점과 상관없이 정말로 님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러브레터 보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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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뉴스레터에서 제가 했던 이야기 혹시 기억하시나요? "감사하고 감사한 9월의 시간을 돌아보며 남은 4분기에는 2024년도의 최고 버전의 내가 되어 보고 싶다'라는 건강한 욕심이 생겼어요."라는 이야길 했었는데요. 최고 버전의 내가 되려면 뭘 해야 할지 고민해 보니 '실패'를 많이 해야겠더라고요. 실패를 많이 했다는 건 시도를 많이 했다는 거니까요.
오늘은 님께 10월 한 달간 제가 했던 실패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실패를 정리하면서 읽게 된 책의 구절에서 깨닫게 된 게 있어요. 저는 실패를 한 게 아니라 '사소한 성장'을 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할 수 있게 되는 감각'을 키워가고 있더라고요. 저의 실패가 님께 작은 용기가 되길 바라며, 응원이 되었던 문장과 함께 10월의 러브레터를 보냅니다🫶
🔖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감각은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테니스를 칠 수 있게 되는 것, 그리고 만두를 잘 구울 수 있게 되는 것, 모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살면서 '할 수 있게 되는 감각'을 느끼기는 좀처럼 쉽 지 않습니다. 만두를 잘 구울 수 있게 된다 해도 남편의 짧 은 환호를 듣는 정도의 일일 뿐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서는 절대 작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겨우 만두에 불과하지 만 몇 번이고 도전한 끝에 결국 성공했다는 것은 멋진 일이 니까요. 이런 사소한 성장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습니다. -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이치다 노리코 -
-님의 기록친구, 리니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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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공부
🗼 구몬 학습에 실패했지만,
일본어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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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랜만이었어요. 오랜만에 '언어 공부'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순간이. 올해 어쩌다 보니 도쿄에 두 번 갈 일이 있었고, 일본어를 잘하는 이들과 친해졌거든요. 넷플릭스 있는 도쿄 사기꾼들, 심야식당 시리즈를 자막 없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제주에서 공항서점을 운영하는 아라님의 일본어 공부 노트를 보니 자꾸만 '일본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페이지 한가득 일본어로 채운 제 노트를 상상해 보기도 하고요. 그래서 호기롭게 ' 구몬 일어'를 신청했습니다. 릴스로 만들어서 기록 친구들에게 선포(?)도 했고요. 그게 8월인데 벌써 10월 말이 되었어요.
구몬 일어를 꾸준히 하고 있냐고요? 아니요. 한 달 만에 취소했어요. 혼자 힘으로 하려니 잘 되지않더라고요.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는 구나, 언어 공부는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인가 보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또 언젠가로 미루고 있었는데요. 귀인이 나타났어요.
제게 일본어 공부를 응원한다던 기록 친구 은미님이 과외 선생님을 소개시켜준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은미님이 보내준 과외 선생님의 프로필을 보는데 입이 딱 벌어지는 거예요. JLPT N1 20살 때 취득했고, 학부도 일본어에, 일본문학 전공 수석 졸업, 대학원 일본 유학 성적우수 / 최우수논문상 취득, 일본 현지 대기업 공채에 합격해서 사업부 5년 경력까지.
평소 신뢰감 가득이던 은미님의 추천이기도 했고 이런 분을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지난주 선생님을 만나러 용산으로 갔습니다. 은미님과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선생님은 안 오시고 은미님만 카페에 오셨더라고요. 혹시 선생님이 바쁜 일이 생기셨나, 과외해주고 싶다던 마음이 바뀌셨나 혼자 걱정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 저 능력자 과외 선생님의 프로필은 은미님의 프로필이었던 것!!! 저를 놀래켜 주고 싶었대요😆
사실 저는 잘 모르는 과외 선생님보다 은미님께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일본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은미님과의 대화 덕분이어서... 도쿄에서 일하며 경험한 것들과 제가 알지 못하는 영역의 지식들을 너무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줘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문화가, 언어가 궁금해졌었어요. 언어를 하게 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던 그녀의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었는데 나의 일본어 선생님이 은미님이라니. 너무 감사한 거 있죠💓
구몬 일어를 하겠다며 '여기 저기 소문내 놓고 난 또 실패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실력 있는 과외 선생님을 만나 일본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제가 일본어 공부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은미님도 제 관심사를 알 수 없었을 테니까요. 첫 과외에서 히라가나 쓰는 순서를 배우고 초등학생들이 쓰는 국어 10칸 공책을 샀는데요. 다음 과외 수업 전까지 히라가나를 외우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콘텐츠(음악과 애니메이션, 팟캐스트 등)를 셋팅하기로 했어요. 연말이 되면 선생님과 일상 대화 5분 이어갈 수 있는 제 모습을 꿈꿔 봅니다❤️
* 참! 은미님은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분야에 관해서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찾아 읽는...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해 나가는 멋진 사람이에요. 호기심으로 시작된 분야를 디깅하고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탐구 과정이 궁금하시면 은미님의 디깅레터를 구독해 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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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 스위치온 다이어트에 실패했지만,
건강한 습관을 얻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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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적 있으세요? 전 인생이 다이어트와의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다이어트를 자주 시도했어요. 아무리 식습관이 엉망이어도 최대 이 몸무게만큼은 넘지 않았던 기준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기준 몸무게가 늘어나더라고요. 전 살이 찌면 얼굴부터 찌는 스타일이라 스트레스를 엄청 받거든요. 거울을 보면 얼굴이 가장 먼저 보이는데 턱 밑에 잔뜩 붙은 살을 보는 일, 아침부터 부어있는 얼굴을 마주하는 게 참 싫더라고요.
그게 싫으면 몸 관리를 하면 되는데 마음처럼 그게 왜 되질 않는지. 게다가 일이 바빠지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 일이 잦아졌어요. 적신호가 오면 경고로 삼고 얼른 개선을 해야 하는데 '내일부터, 다음 주부터, 다음 달부터'를 외치며 미루기 일쑤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요즘 유행하는 스위치온 다이어트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고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3주만에 살이 쏙 빠진 친구의 사진을 발견한 순간,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야겠단 마음이 불타올랐습니다🔥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난 게 오늘이에요. 어떻게 되었냐고요? 스위치온 다이어트에는 실패했어요. 스위치온 다이어트에는 4주차까지 일정한 루틴과 방법이 있거든요. 하라는 대로 실천하는 건 실패했지만, 대신 건강한 습관을 얻었습니다.
일단 배가 부른 기분을 느끼게 되었어요. 직장에 다닐 때 급하게 식사를 하던 게 습관이 되어서 밥을 빠르게 먹는 편이었거든요. 배가 부른 걸 느끼기도 전에 이미 식사를 마쳤었는데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주로 챙겨 먹다 보니 꼭꼭 씹어 먹게 되고 자연스레 식사 시간이 길어지더라고요. 식사 시간이 길어지니 포만감이 드는 기분이 뭔지 알게 되었고요. 어제는 남편과 육개장을 먹으러 갔는데요. 평소라면 완뚝하고 밥 한 공기까지 다 먹었을 텐데 육개장은 건더기 위주로 먹었고 밥을 반 공기만 먹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또 다른 커다란 변화는 '단 음식'을 덜먹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저는 밀크티와 에이드 러버예요. 카페에 가면 무조건 단 메뉴를 시키거든요. 밀크티와 에이드 + 케잌을 먹는 사람 바로 저예요. 단 음료에 더 단 사이드 메뉴 시켜서 먹는 바람에 옆에 있는 사람 놀라게 만드는😅 커피와 단 음료대신 캐모마일 같은 티 종류를 먹은 지 보름이 지나니까 단 게 그렇게 먹고 싶지 않더라고요. 오늘은 뉴스레터도 편집해야 하고, 원고 수정도 해야 해서 아메리카노와 마카롱을 시켰는데요. 마카롱은 한 입 먹다 말았고, 아메리카노는 먹자마자 배가 너무 아파서 두 모금 먹었어요. 보름만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신기하지요?
이 외에도 음식을 먹으면 소파에 드러눕거나 자리에 앉지 않고 바로 걷는 습관이 생겼어요. 격한 운동은 아직까지 한 번도 못했는데 30분 걷는 것만으로도 속이 편해지더라고요. 식사가 끝나고 바로 걸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가을 날씨도 만끽하고 너무 좋더라고요. 이 외에도 밀가루가 생각보다 먹고 싶지 않고, 하루 두 끼만 먹어도 배가 부른 상태가 유지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스위치온 다이어트 3일차까지 프로그램이 하루 4번 쉐이크 먹는 거거든요. 3일 동안 쉐이크 먹는 것만 성공하고 4일차부터는 제 마음대로, 합리화(?)가 섞인 다이어트를 했는데 이런 변화를 가져다준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4일 만에 실패했다고 생각한 다이어트가 실패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 이번 다이어트 실패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네요. 그리고 저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었어요. 5에서 4로 바뀌면 미친 듯이 좋았겠지만, 귀엽게도 6에서 5입니다😍 저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살 빠져 보인다고 꼭 얘기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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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준비
❤️ 플리마켓에 실패하고 축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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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친구들이 모여 있는 오픈채팅방에서 종종 문구 나눔에 대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곤 했어요. 솔직히 떡메 하나를 사도 양이 너무 많잖아요. '여러 디자인으로 한 팩에 포장되어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늘 했었거든요. 여러 디자인을 사고 싶으니까 구매하는 제품은 많아지고, 새로운 문구류는 계속 눈앞에 나타나고, 쓰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빠르니까 책상과 서랍에 정리되지 않은 문구들이 쌓여가고,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취향이 바뀌어서 쓰지 않게 되는 문구들도 많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고 싶은데 경로가 마땅치 않고, 좀 써야 새로운 문구류 살 때 죄책감도 덜 할 텐데 싶고. 님의 마음도 제 마음과 같으시죠?😇
아무튼...채팅방이나 카페에 이런 글이 종종 올라올 때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플리마켓이나 아나바다 행사 같은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고민만 하면 계속 언젠가로 미루게 될 것 같아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블로그에 기부를 목적으로 행사 준비를 해보겠다고 공지를 했었어요. 물론 혼자였으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저를 도와주겠다고 한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도움을 줄 친구들과 기록 친구들을 믿고 일단 하겠다고 저질렀는데... 이게 막상 기획 회의를 하다 보니 제가 생각지 못한 여러 단계의 어려움들이 있더라고요.
기획 회의를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역량이 뛰어난 친구들이거든요. 행사 기획 단계마다 어떤 것들을 염두에 두고 해야 하는지, 발생할 문제들은 어떤 것이 있고 대안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여러 번 회의를 하며 저에게 수시로 질문을 던지는데 '이거 내가 할 수 있는 사이즈의 일이 맞나...일 벌리고 실패하면 어떡하지... 괜히 어설프게 해서 실망감만 주는 건 아닌가' 이런 걱정이 계속 들더라고요. 여러모로 여의치가 않아서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할까, 그런 말 하지 말고 조용히 없던 일로 할까 등등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오갔는데요. 결론은 하기로 했습니다❤️🔥
플리마켓에 포커스를 두고 행사를 준비하려니 어려운 지점이 많았거든요. 기획 회의에서 나온 질문에 답하며 제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정리를 해보니 플리마켓이 아닌 '기록친구들과 함께 하는 축제'를 하고 싶었더라고요. 2024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기록하는 삶을 살았으니 연말엔 한자리에 모여 좋아하는 문구 구경도 실컷 하고, 맘에 드는 문구류 구매도 하고, 영감을 주는 기록자들의 강연도 듣고, 공간 한편에 전시된 다른 친구들의 기록을 관람하는 시간도 갖고, 나의 기록이 함께 써 내려가는 우리의 기록으로 연결되어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으로 귀결이 되니 플리마켓 실패가 아닌, 기록 친구들과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었는지 선명해지는 시간이 되었어요. 처음 해보겠다고 했던 플리마켓의 형태는 아니지만, 기록 친구들의 쓰는 문화와 선한 마음이 세상 밖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작은 움직임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잘 준비한다고 해도 부족할 수 있고, 처음이라 어설픈 점도 많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보려고요.
축제의 이름은 '기록 친구들이 함께 모여 써 내려가는 기록'이라는 뜻에서 <함께하기록>이라고 지었어요. 컨셉 회의 중이라 부제를 뭘로 정할지 고민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이 정해지면 님께 도움을 청할게요. 저 도와주셔야 해요🥹 기록 친구인 님이 함께해주셔야 완성되는 일이고, 의미가 생기는 일이니까❤️
블로그에서 <함께하기록> 과정을 기록하고 있어요. 종종 기록으로 남겨둘 테니 오셔서 응원도 해주시고,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언제든 던져주세요. <함께하기록> 축제는 12/14(토)에 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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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취소
💖 모객이 안되어 모임이 취소됐지만,
더 나은 모임을 꿈 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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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열정이 불타오르는 시기가 다가왔잖아요. 외부에서도 강연 섭외가 자주 들어오고, 제가 운영하는 모임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기입니다. 저는 외부 강연에서 모르는 이들을 만나 인연이 되는 것도 감사하지만, 커뮤니티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하며 기록 친구들을 만나는 게 더 좋더라고요. 처음 보는 친구여도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어색하지 않고, 취향이 같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장벽이 사라지는 그 순간이 행복하거든요. 그래서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매월 한 번은 꼭 '아날로그 살롱' 모임에서 친구들과 모여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10월은 27일(토)이 모임날이었는데요. 취소 됐어요. 왜냐하면 모객이 안됐거든요😅
모객이 안 된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처음으로 5명이라는 신청 인원을 받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들 단풍 구경 갔나? 결혼식이 많은가? 토요일이라는 시간이 문제인가? 대화 주제가 별로였나? 등등... 모임 준비도 이미 다 마쳤는데 속상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그런데 곧 이런 생각으로 연결되더라고요.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기록 친구들과 할 수 있는 감성 넘치는 장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대화 모임의 방식에 변주를 줘 보면 어떨까? 내년 오프라인 모임은 어떤 방식으로 해나가야 할까?"
사실 지금도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한창 바쁜 시기라 바로 변화를 주기도 쉽지 않고요. 하지만 모객이 안되어 모임이 취소되는 경험을 하며 더 나은 다음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롱블랙 아티클에서 본 문장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았더라도, 언제나 당신이 모르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언제나 물어봐야 합니다. 같은 학교, 같은 전공, 같은 커리어를 지나온 사람에게 묻는 건 의미가 없어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구해야 하죠."
그래서 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이지만, 참여하는 친구들의 입장에서 듣는 의견이 중요하겠더라고요. '다른' 생각을 하는 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모임에 관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커피 기프티콘 선물 보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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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마감
📚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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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에 갔다가 동선이 맞아서 퍼블리셔스 테이블 행사장에 들렀어요. 독립출판페어 행사인 만큼 굉장히 다양한 출판물들이 있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인 은지코님과 규림님의 책도 있었는데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독립 출판까지 해낸 두 분이 어찌나 멋있는지. 그녀들의 책을 비롯해서 행사장을 돌아볼수록 여러 작가님들의 작품에 감탄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답니다.
다양한 출판물들을 보며 영감을 듬뿍 얻을 수 있어서 행복했는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멀스멀 걱정이 피어오르더라고요. 12월 출간을 목표로 원고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 퇴고를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거든요. 썼던 글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멋진 작가님들의 책을 보고 온 터라 제 글이 왠지 평소보다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거 있죠...
알고리즘엔 글에 관한 게시물이 왜 이렇게 많이 뜨는지. 한강 작가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정리한 피드를 우연히 봤는데 부족한 제 필력과 어휘력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어요. '물큰하다, 광휘, 도륙되다, 소슬하다, 살풍경하다' 듣도 보도 못한 이런 단어들이 차례로 제 마음을 공격하더라고요. 물론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녀와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겨우겨우 쥐어 짜내서 쓰는 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어쩐지 자꾸만 작아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어요🥲 '책을 낼 수준이 아닌데 괜히 시작한 건 아닐까, 책을 읽고 다들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지' 뭐 이런 걱정과 염려가 한가득 차올랐을 때인데요. 제가 평소 사용하는 motivation이라는 앱에서 이런 메시지를 보내주더라고요.
"당신의 첫 번째 날을 다른 누군가의 100일째와 비교하지 마세요."
이 메세지를 보는 순간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어요. 지금 쓰는 원고는 지금 나의 수준에서 써 내려갈 수 있는 최고의 아웃풋이고,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을 위해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 뉴스레터를 보내고 또 원고를 수정해야 하는데요. 나의 첫 번째 날을 다른 누군가의 100일째와 비교하는 데 마음을 쓰기 보다는, 제가 써야 할 글에 마음을 써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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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꿈을 외쳐보자고 했었는데요. 꿈을 보내준 친구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제 노트에 적어두었습니다. 노트를 펼쳐볼 때마다 응원하고 또 응원할게요. 친구들의 꿈은 분명 이루어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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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유구리님의 사연에 대한 기록친구들의 응원>
오랜 외국 생활에서 오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 유구리님께 기록 친구 윤지님 응원을 보내왔어요💓
🔖 유구리님, 저도 한때 외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마음이 많이 와닿네요. 특히 명절이나 공휴일에 찾아오는 그 쓸쓸함, 너무 잘 알아요. 매일 바쁘게 살다가 문득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정말 무기력해지곤 했거든요. 리니님 말씀처럼 지금 유구리님의 고민은 단순히 '미국이냐 한국이냐'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이 혼란스럽고 외롭겠지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성장의 신호라고 믿어요. 긴 시간 동안 낯선 땅에서 자신만의 삶을 일구어온 유구리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 지금까지 잘 해오셨듯이, 앞으로도 분명 좋은 길을 찾으실 거예요. 아름다운 가을날, 멀리서나마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화이팅하세요! 🌱 -기록친구, 윤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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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친구 트루님, 스프님의 사연 >
두 친구의 사연 내용이 서로에게 위로가 될 것 같아서 둘 다 공유해 봅니다💓
💌 트루님의 사연
안녕하세요 리니님. 저는 결혼 2년 차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트루라고 해요. 어쩌면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제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봅니다 :) 저는 결혼하고 정말 감사하게도 3개월 만에 첫 임신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임신 10주쯤 됐을 때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그때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겼을까?' 라는 자책을 많이 했고, 주변을 돌아 볼 여유조차 없이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3개월이 지나 갈 무렵, 아기 천사는 또 다시 저를 찾아와 주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더 행복하게 살았음 하는 마음에서 아기가 선물을 보내줬구나!' 하는 마음으로 감사함을 느끼며 새로 찾아 온 아이를 반겼지만, 첫 임신 후 유산에 대한 불안함을 놓지 못해서 그런지 15주차에 또 저희 곁을 떠나갔어요. 제 마음은 정말 지쳐갔고, 어쩌면 병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회사에 한달 정도 병가를 내고 오롯이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며 몸의 느낌을 하나하나 느끼기도 했고, 그동안 직장 생활한다고 미뤄두었던 집안일도 했어요. 하고 싶었던 공부를 알아보기도 했고요. 상담도 용기를 내어 받았습니다. 그동안 임신이 간절했어서 제 삶에 '임신'이라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던 지난 날이 후회스럽기도 했고, 제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잊고 지내는 것 같아 제 스스로에게도 많이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뉴스레터를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은 엄청난 큰 힘이 되고,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 스프님의 사연
안녕하세요. 리니님 :) 이제 결혼 4년 차 신혼부부를 벗어나고 있는 스프라고 합니다. 신혼을 즐기고 싶어서, 코로나 때 못 나간 해외 신혼여행을 가고 싶어서 등의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 가지는 걸 미루다가 올해 임신을 계획 중입니다.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10월이 되었는데 아직 아이 소식은 없고, 병원에서는 몸에 문제도 없다 하는데, 테스트기의 한 줄을 볼 때마다 좌절감을 느끼는 저를 발견합니다.
병원에서 시험관을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남편은 시험관 준비를 하는 동안 제가 힘들 것 같다며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해요.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봐, 곧 올 거야'라며 주변에는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점차 가족들을 보는 게 불편해지고 하나둘 임신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초조해집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친구들보다 덜 간절한 걸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매달 좌절해서 그런지, 삶에서도 점점 예민해지고 우울해져 옵니다. 실패가 습관이 된 것처럼, 다른 일상에도 점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1월부터 지금까지 기록도 점점 줄어들고, 멍하니 그냥 시간만 보내는 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솔직하게 말하기가 어려워 말 못 하던 이 마음을 어딘가에 털어두고 싶었는데, 무엇이든 좋다는 리니님의 사서함을 보며 이렇게나마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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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의 답장>
사서함을 열었는데 트루님과 스프님 두 분의 사연이 비슷해서 깜짝 놀랐어요. 제가 경험한 일이라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고요.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라고 온 우주가 우리를 연결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네요😊
첫 번째 유산을 했을 때가 생각이 나요. 굉장히 더운 날이었어요. 아기집을 확인한 뒤라 빠르면 다음 주에 심장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고 했었고 임신 뱃지도 받아서 엄청 행복했었거든요. 그런데 오전부터 배에 찌릿찌릿 통증이 계속 있는 거예요. 검색을 하니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데 광복절 대체 휴일이라 원래 가던 병원에 갈 수가 없었어요.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데 알고 보니 유산이 돼서 그런 거더라고요. 그때는 유산이라고 믿고 싶지 않아서 통증을 참아보려고 애를 썼어요. 친구한테 전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어떻게든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8시간을 참았는데 결국 응급실을 갔고, 엄마의 꿈은 저멀리 날아가 버렸죠.
이게 참. 제 몸과 마음 챙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임신 소식을 듣고 기뻐해 주셨던 부모님과 남편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면서 우울감이 밀려오더라고요. 내가 엄마가 될 수 있긴 한 건가, 다른 사람은 잘만 낳고 살던데, 나는 왜 이런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가 등등... 그런 생각들이 들어차니 제가 너무 짠하더라고요. 아픈 배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아기를 지키고 싶었던 마음, 몸이 망가지는 것보다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던 시간.
그때 제가 뭘 했냐 하면요. 글을 썼어요. 대단한 글이 아니라 감정을 여과 없이, 정제하지 않고 막 써 내려가는 글이요. 마음속에 둥둥 떠다니던 불안함, 막연함, 두려움, 미움, 원망 같은 검은 감정을 막 쓰다 보니까 어느 순간 상황에 가려진 제 마음이 보이고, 제 감정에 가려진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브런치에 쓴 글)이 느껴지더라고요. 나 혼자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제 마음을 보게 되고, 소중한 이들의 마음을 느끼게 되니 어두운 동굴에서 빠져나와 다시 일상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상황이 주는 좌절감과 상처는 분명히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갈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이 시간을 어떤 순간으로 의미 부여하고 나아갈 것인지 고민해 보셨으면 해요 :)
전 저 시기에 만약 출산을 했다면 남편도 저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때 저희 부부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부족했던 상태였거든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저 순간이 아이러니하게도 제 남편의 사랑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가 되었어요. 저는 연애시절 포함해서 지금의 남편을 가장 사랑합니다. (남편도 그렇기를...ㅋㅋ) 이전보다 성숙한 부부가 되어가고 있으니 언젠가 아기가 찾아올 거라 생각하며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기로 했고, 거짓말처럼 마음이 정말 편해졌어요 :)
지금의 시간은 어쩌면 지난날의 저처럼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라고, 나를 둘러싼 관계를 보다 성숙하게 키워가라고 주신 선물의 시간이 아닐까요? 아기가 찾아왔을 때 너른 품을 내어줄 수 있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이요💓 두 분에게 건강한 아기 천사가 찾아오기를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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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식 공유
🌟 모임 일정 및 기타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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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오프라인 모임 일정
<필사 클래스>
- 베스트펜에서 오프라인 필사 클래스가 열립니다
- 10/30(수) 13:00~16:00, 3시간
- 신청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 저녁이나 주말 신청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추후 또 오픈 예정입니다.
<대화 워크샵>
- '어른을 위한 말처방' 전종목 작가님과 함께 하는 대화 워크샵이 열립니다.
- 11/1(금) 13:00~16:00, 3시간
- 현재 마감되었는데요. 혹시 신청을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취소 자리가 생겼을 시 연락드릴게요.
📌 11월 온라인 모임 일정
<필사하리니 5기>
- 11월 필사 모임 신청은 11/1(금) 오픈됩니다.
- 이번 필사 도서는 제주에 있는 '공항서점' 사장님의 큐레이션 도서로 배송됩니다.
- 저자와의 북토크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 알림을 원하시는 분은 여기를 눌러 신청해 주세요.
📌 불렛저널 원데이 클래스 일정
- 불렛저널 원데이 클래스 오프라인은 11/23(토)에 열립니다.
- 13:00~16:00 / 장소 : 베스트펜
- 온라인 일정은 오프라인 모집 공지에 함께 공지할게요.
- 알림을 원하시는 분은 여기를 눌러 신청해 주세요.
📌 불렛저널 원데이 클래스 일정 (제주)
- 불렛저널 원데이 클래스 제주에서도 열립니다 :)
- 10/29(화) 신청 시작이에요.
- 11/9(토) 13:00~16:00 / 장소 : 회윤당
- 알림을 원하시는 분은 여기를 눌러 신청해 주세요.
📮 사연을 보내주세요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 글쓰기 모임을 하며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시기가 다를 뿐, 저마다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었어요.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더라고요.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맘 편히 털어놓을 수 있고 서로의 응원이 더해지면 덜 외롭지 않을까 싶어서... 친구들의 요즘 마음, 고민들, 재미난 이야기들을 뉴스레터에 소개하고 리니의 응원을 함께 보내드리려고요😊
- 무엇이든 좋으니 나누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리니의 사서함으로 보내주세요. 저와 님, 그리고 기록친구들은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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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오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 의견을 남겨주시면 더 나은 뉴스레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리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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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 친구들의 후기
- 아기 재우면서 같이 잠들어 버리는 날들이 많아, 하루가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는데 '뇌는 각오하는 순간부터 구조가 바뀐다' 이거 보고 진짜 작은 것 하나만이라도 해보려고요!!ㅋㅋ
- 많은 광고성 메일 중에 눈에 띄는 메일 한통, 열어본 순간 저 조차 알 수 없는 뭉클함에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차올랐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오롯이 나를 들여다보고 살피는 시간을 잊어버리고 살았다는 생각에서였는지 제 자신에게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다양한 기록의 방법으로 저를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제공해 준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 항상 이맘때 한 해가 끝나간다고 생각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았었는데, 뉴스레터를 읽은 후 인생에 새로운 시작과 끝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하는 것을 시작해 볼래요☺️
- 소소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 같은 글들이 좋았어요:) 유난히 힘들었던 하루가 따뜻하게 녹아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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