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불렛저널 셋업 주제를 '질문'으로 잡았어서였을까요? 질문이 참 많았던 2월이었어요. 질문의 종류가 많았다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느라 밤새 잠 못 이루는 역사적인 날도 두 번 있었어요. 평소의 저는 한 가지 고민을 오랜 시간 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오래 못하는 스타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계속하다가 머릿속이 시끄러워질 때면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뜻대로 되질 않더라고요. 질문을 해서 얻고 싶었던 것이 걱정과 염려는 아니었는데 그 두 가지를 비롯해서 각종 부정적인 감정이 세트가 되어 매일 같이 밀려왔어요. 멀리 내다보고 일하지 못하는 사람 같기도 하고, 장기적인 목표 없이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에만 전전긍긍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시야가 좁아 다가온 기회를 기회로 보지 못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끝이 없더라고요. 그런 시간을 보내다 어느 덧 2월 말이 되어서 지난 한 달 간의 기록을 돌아봤어요. 노트 한가득 생각의 흐름을 적어보면서 정리한 한 줄은 이 문장이었습니다.
'해답이 아니라 정답을 찾으려고 해서 힘들었구나'
'해답과 정답'은 언뜻 보면 같은 의미 같지만 한자를 찾아보면 전혀 달라요. 정답은 '바를정正'을 쓰고, 해답은 '풀 해 解'를 씁니다. 옳은 답을 찾는 것과 질문을 풀어가는 것은 너무 다른 과정인데 제가 옳은 답을 찾고 싶어서 애쓰느라 힘들었던 거더라고요. 인생에 옳은 답은 없는데 말이에요.
그러다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어요. '그래서 해답은 어떻게 찾는 건데?'라는 질문으로요. 한자를 찾아보다 힌트를 얻었습니다. <풀 해 解>라는 한자는 角(뿔 각)자와 刀(칼 도)자, 牛(소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더라고요. 소의 뿔을 잘라 해체하는 모습을 표현한 거래요. '아, 해답을 찾는다는 건 나에게 주어진 질문이나 의문을 자르고 잘라 내 눈 앞에 놓인 것부터 점검하고 실천해 나가는 거구나...'
걱정과 염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초라함이 밀려오는 건 막연한 미래만 좇다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오늘 하루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번 달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 '왜 일하는가'에 이런 문장이 나오더라고요.
"아무것도 보지 말자. 오늘 달성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오늘 해내자. (...) 하루 동안 적어도 한 걸음만큼은 꼭 앞으로 나아가자. 오늘은 어제보다 1센티미터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자."
3월엔 정답을 찾느라 헉헉대지 않고 해답을 찾기 위한 시간을 보내려고요. 주어진 오늘 하루를 성심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거든요. 나이를 먹을수록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가슴 깊이 와닿습니다. 오늘 하루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며 3월을 잘 살아내 볼게요. 어제보다 한 걸음 더 앞으로❣️
님은 어떤 3월을 보낼 예정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