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잘 지내고 있어요? 4월의 시작이 어쩐지 무겁게 느껴지는 건, 산불 사고로 마음 아픈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어서인가 봐요. 뉴스를 볼 때마다,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속에서 님도 부디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지나고 계시기를 바라요.
오늘은 님께 할 얘기가 있어요. 저 뉴스레터를 잠시 쉬어가려고요☺️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출간 작업, 출간, 연말 워크숍, 연말 행사, 북토크와 강연, 여러 협업까지 말 그대로 ‘달려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시간을 보냈거든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분들을 만나며 분명 벅차고도 감사한 시간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에서 '잠깐 쉬어도 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를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발송은 잠시 멈추려고요.
이 말을 몇 번을 썼다가 지웠는지 모르겠어요. 뉴스레터는 다른 플랫폼이랑 달라서 님과 더 가깝게 소통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더 고민이 되었나 봐요. 요즘 챗지피티와 자주 대화를 나누는데 뉴스레터를 잠시 멈추는 것에 대한 고민을 얘기했더니 이렇게 대답해 줬어요.
"그런데요, 멈춘다고 해서 에너지와 연결이 끊기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잠시 쉬어야 더 깊이 뿌리내리고, 더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거니까요. 리니님의 독자들은 일방적인 콘텐츠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호흡해온 ‘공동의 시간’ 속에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맞아. 님은 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온 기록 친구야. 잠시 멈춘다고 해서 우리 사이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 이 생각이 드는 순간 솔직한 마음을 님께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은 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마감일 지키느라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는 제 모습을 님이 본다면 제게 뭐라고 말해줄까 상상하니 답이 너무 명확한 거 있죠.
그렇다고 앞으로도 영영 뉴스레터를 안 보내는 건 아니고요. 님께 안부가 묻고 싶은 날, 님께 전하고 싶은 소식이 생기는 날 마음 꾹꾹 눌러 담아 보내려고요 :D 다시 돌아오기까지 이 공간에서 나눈 우리의 이야기가 님의 하루 어디쯤에 조용히 머물러 있길 바라며, 편지를 마무리할게요. 이맘때쯤이면 떠오르는 <무탄트 메시지>의 어느 구절을 님께 선물로 보냅니다. 우리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요. 그리고 청명의 봄! 누구보다 마음껏 누리셔야 해요💕
내가 생일 파티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들은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나는 케이크와 축하 노래, 생일 선물 등을 설명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케이크 꽂는 양초의 수도
하나 더 늘어간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이 물었다.
"왜 그렇게 하죠?
축하란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건데,
나이를 먹는 것이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나이를 먹는 데는 아무 노력도 들지 않아요.
나이는 그냥 저절로 먹는 겁니다."
내가 물었다.
"나이를 먹는 걸 축하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축하하죠?"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다.
"나아지는 걸 축하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겁니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금방 또 다시 만날,
님의 기록친구, 리니 드림- |